최근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베이비붐 세대 부모들 사이에서 황혼이혼 대신 졸혼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본문에서 졸혼이란 무엇이고, 졸혼을 왜 하려고 하는 것인지 졸혼 방법, 졸혼합의서 효력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졸혼 뜻
졸혼 뜻은 결혼을 졸업한다 라는 뜻으로, 법적 혼인관계는 유지하되 각자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따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졸혼은 부부가 모두 동의가 된 상태여야 하며, 한쪽 일방의 요구만으로는 성립이 불가합니다. 만약 일방이 졸혼을 요구하며 집을 나가게 되면 이것은 졸혼이 아닌 별거에 해당하며, 그 기간이 길어지게 될 경우 이혼소송에서 유책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별거와 차이점
별거의 경우 부부 사이가 회복 불가한 상태로 이혼을 전제로 집을 나가거나 따로 사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졸혼은 이혼까지는 원하지 않지만 각자의 삶을 위해 따로 사는 것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혼과 차이점
이혼은 법적으로 완전히 혼인관계가 정리되어 남이 되는 반면, 졸혼은 법적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졸혼 이유
이혼은 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사유로 이혼을 하지 못하는 경우, 이혼까지는 원하지 않지만 각자의 삶을 살고 싶은 경우 등 졸혼을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졸혼 사례로는 주변 시선에 대한 체면, 자녀들의 반대 등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혼이라는 법적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뚜렷한 이혼사유가 없지만 각자의 삶을 되찾고 싶어서 등이 있습니다.
졸혼 방법
졸혼을 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이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구두로 선언하는 방법
졸혼은 서로 동의가 되었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서로가 졸혼에 동의한 상태에서 원만하게 협의가 이루어졌다면 구두로 합의한 뒤 선언하시면 됩니다.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해야만 체결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구두로 합의한 것도 상호 간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봅니다. 서로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 잘 지켜지고, 이후 법적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졸혼을 구두로 선언하는 것에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다만, 서로 협의한 약정내용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거나 이혼소송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증거자료로서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졸혼합의서를 작성하는 방법
졸혼 합의서는 졸혼 계약서라고도 하며, 부부가 각자 졸혼에 동의하고, 서로 지켜야 할 내용들을 작성한 서류를 말합니다. 졸혼 합의서는 법적 효력이나 강제성은 없지만, 추후 졸혼에서 이혼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참고자료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 졸혼 합의서에는 부부가 각자의 삶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졸혼 이후에도 가족행사나 명절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 왕래할 것인지 등을 작성합니다.
- 또한, 다른 이성과의 교제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작성하기도 합니다.
- 평생을 전업주부로 남편과 가족을 뒷바라지하여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경우 졸혼 시 부양의무(생활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생활비의 금액, 지급방법, 날짜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두어야 합니다.
- 재산에 대한 부분은 서로 합의하여 미리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방식 등을 이행할 것에 대한 내용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졸혼 합의서 (계약서) 작성 예
남편과 아내는 졸혼에 합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
1. 남편과 아내는 합의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졸혼한다.
2. 졸혼이후남편과 아내는 각자 따로 거주하며 서로의 삶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3. 남편은 졸혼합의서 작성일부터 00년간 매월 생활비 70만 원을 지급한다. 지급방법은 매월 10일 아내의 예금계좌(OO은행 123-56789-0000)에 이체하는 것으로 한다.
4. 생일, 명절, 가족행사 등에는 미리 연락하여 약속을 잡아 왕래하는 것은 허용한다.
5. 서로 다른 이성과의 만남 인정(또는 불인정)한다.
6. 남편은 졸혼합의서 작성 즉시 OO시 OO구 OO동에 소재한 아파트 000동 0000호에 관하여 공동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절차를 이행한다.
7. 6항에 관련하여 발생하는 제세공과금(취득세 및 증여세 등)은 남편과 아내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20 년 월 일
남편 OOO (인)
아내 OOO (인)
위와 같은 합의서를 작성하여 공증까지 받아두는 것이 좋지만, 어차피 졸혼 합의서는 법적인 효력이나 강제성이 없기에 두 사람의 동의했다는 의사표시와 협의한 사항들이 제대로 작성되었다면 굳이 공증까지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졸혼 형태로 법원에 이혼조정을 받는 방법
앞서 살펴본 졸혼 합의서(계약서)의 재산분할 등에 대한 내용의 경우 법원의 판결과 달리 한쪽이 불리하게 작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재산분할 등의 문제들에 서로 이견이 갈릴 경우 이혼조정 절차를 밟아 졸혼의 형태로 판결을 받아두는 것이 가장 공평하고 확실하게 졸혼을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 이혼조정 판결을 받는 방법은 개인이 혼자 진행하기엔 매우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에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졸혼 합의서 법적 효력
졸혼 합의서를 작성해두고 이행하지 않거나 번복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졸혼 합의서는 법적인 효력이나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이행하지 않거나 번복한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을 한다거나 제재를 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졸혼 기간 동안 일방의 유책사유가 발각되어 이혼소송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작성해 두었던 졸혼 합의서가 재판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재판에서 졸혼 합의서 내용대로 100%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며, 단지 증거자료로서 참작할 뿐, 판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졸혼 후 외도
졸혼은 서로 공동생활에 대한 부분만 합의하에 정리하는 것일 뿐, 법적으로 완전하게 혼인관계가 정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부간의 의무사항은 지켜야 합니다.
만약, 다른 이성과의 교제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합의가 된 경우 이를 지키지 않았다가 그 사실을 들키게 되면 유책 배우자가 되어 이혼소송 시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외도는 재판상 이혼이 가능 한 유책사유이기 때문에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위자료는 통상 1,000만 원~ 3,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며, 혼인파탄의 원인뿐만 아니라 부부의 나이, 학력, 가족관계, 재산 등 여러 가지를 참작하여 결정됩니다. 또한, 졸혼 후 외도가 이혼소송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위자료를 지급뿐만 아니라, 불륜에 가담한 자(상간자)가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졸혼 재산분할
졸혼 합의서에 재산분할에 대해 약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결국 이혼소송 시 다시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재산분할은 각 당사자의 재산내역, 재산형성의 기여도, 혼인기간 등에 따라 그 비율이 결정되는데요. 재산분할에 포함되는 재산은 주택, 자동차, 보험금, 예금, 주식, 퇴직금, 연금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 상속받거나 증여받은 재산이나, 혼인기간이 짧을 경우 각자가 가져온 재산 등은 재산분할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혼 시 재산분할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재산분할은 가능합니다. 혼인파탄의 원인 제공자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수는 있지만, 재산분할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 혼인기간 동안 소득활동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기여도를 인정받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생 전업주부로 지냈다 할지라도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재산의 유지 등에 대한 기여 부분이 인정되어 재산분할이 가능합니다.
- 채무(소극 재산) 또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됩니다. 졸혼을 하여 남처럼 살지언정 상대 배우자의 채무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 없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 이혼을 통한 재산분할 시에는 증여세 등의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배우자 사이에서는 10년 이내에 6억 원 이하의 증여만 면세되고, 이를 초과한 증여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므로, 이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 볼 필요도 있습니다.
